선거구 위헌 판결, '중대선거구제'가 정치권 대안 될까?

[the300] ‘인구편차 2:1’ 내로 선거구 묶으면 정원조정 없이도 가능

박한철 헌법재판소장(가운데)과 재판관들이 3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윤 모 씨 등 유권자 160여 명이 '국회의원 지역선거구 구역표'를 정한 공직선거법 조항이 헌법에 위배된다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 대해 선고를 내리기 위해 자리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공직선거법 제25조 제2항 별표1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6대 3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현행 선거법상 선거구는 인구편차를 최대 3대 1까지 허용, 인구수 최대 30만명~최소 10만명 선에서 결정되고 있다. 재판부는 이번 결정을 통해 3대 1인 인구편차를 2대 1로 줄이도록 하고 관련 법 개정을 2015년 12월31일까지 완료토록 했다. 2014.10.30/뉴스1

헌법재판소의 선거구 획정 위헌 결정으로 이번 기회에 중대선거구제로 선거제도를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현행 우리 선거제도는 소선거구제를 기본으로 정당명부비례대표제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소선거구제는 선거구당 1명씩만 뽑기에 2위 이하 표는 사표가 되는 문제가 있다. 또 소선구제를 고수할 경우 지금처럼 선거구제 획정에 어려움도 뒤따른다.

그동안 소선거구제 대안으로 정치권에서 줄곧 이야기돼 왔던 것은 중대선거구제다. 중대선거구제는 소선거구제보다 더 넓게 선거구를 정해 선거구별로 2인 이상을 선출하는 제도이다. 소수정당의 원내 진출을 용이하게 해 거대 양당의 지역구도가 강한 우리 정치 현실에 적절한 방법이라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은 31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중대선거제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이날 "헌재 결정에 따르면 우리는 농어촌 소도시는 선거구가 확 줄고 수도권 대도시는 확 늘어난다"며 "이러한 것은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지역 균형발전이 이뤄지는 만큼 중대 선거구와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함께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외대 이정희 정치외교학과 교수 역시 "헌재 결정으로 선거구제 개편은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현행과 (소선구제) 같이 선거구 안에서 여기저기 붙이는 것보다는 차제에 인구편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중대선거구제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즉, 중대선거구제가 헌재가 요구하는 선거구간 인구편차도 문제도 상당부분 해결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 헌재의 결정처럼 선거구간 인구격차를 2:1 이내가 될 수 있게 주변선거구를 묶고 동일한 숫자의 지역구 국회의원을 선출한다면 위헌소지와 함께 지역대표성 모두 확보할 수 있는 주장이다.

2014년 8월 기준으로 중대선거구를 적용하기 위해 광역단체의 평균 선거구별 인구수를 조정할 경우 서울이 21만명(인구 1010만명, 의석수 48석) 수준이며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은 경북이 17만9000명(269만명, 15석), 전남이 17만명(187만명, 11석)이다. 사실상 헌재 기준인 2:1보다 훨씬 적은 차이가 생기게 되는 셈이다.

이처럼 광역단위로 선거구를 정하는 것이 현실적으로는 쉽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선거구를 합칠수록 인구편차가 줄어드는 효과가 생긴다. 결국 중대선거구제는 국회의원 정수를 늘리지 않고 비례대표 의석수를 유지하는 유력한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중대선거구제는 단순하게 선거구별 인구편차를 줄이는 것에는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한 지역구에 같은 정당후보가 복수로 공천됨으로써 불필요한 갈등을 비롯해 다른 문제도 유발할 수 있다.

현재 지역구 현역 의원들이 기득권을 가진 상황에서 소선구제를 유지하려는 유인이 높은 것도 변수다.

헌재의 이번 결정으로 여야는 내년 12월31일까지 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 전체 지역구의 4분의 1에 가까운 선거구가 조정 대상이 된 상황에 여야가 어떤 선거제도를 선택할지 향후 국회 논의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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