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공무원연금 개혁안, 17% 더 내고 15% 덜 받는다

[the300] 연금 지급연령 65세로 늦춰…28일 국회제출

김성휘,이미호,박경담 기자 | 입력 : 2014.10.27 16:31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이한구 경제혁신위원장이 9월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행복 일자리 창출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한 규제개혁특별법 공청회에 참석해 대화를 하고 있다. 2014.9.16/뉴스1

1998년 9급으로 임용돼 올해까지 17년간 재직한 7급 공무원이 앞으로 13년을 더 재직해 6급으로 퇴직할 경우 내는 돈은 지금보다 17% 늘고 연금수령액은 15% 줄어든다. 그러나 퇴직금이 지금보다 늘어남에 따라 총 수령액(연금+퇴직금)은 10% 감소한다.

새누리당은 27일 이 같은 내용의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제시했다.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은 28일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새누리당 공무원연금개혁TF(태스크포스)의 팀장을 맡은 이한구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개혁안을 설명하며 "현행 제도에 따라 2080년까지 정부재정이 2000조원 들어가는 것을 감당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의 개혁안은 이해당사자를 이미 은퇴한 연금수령자, 현직 공무원, 신규로 임용될 미래 공무원으로 나눠 각각 다르게 기준을 적용했다. 연금 수령액을 하위직은 덜 깎고, 고위직은 더 깎는 '하후상박' 방식을 채택한 것도 특징이다.

이 개혁안에 따르면 은퇴자나 고위공무원 등 연금수령액이 많은 수령자는 일정기간 수령액이 동결되거나 더 많은 재정안정화 기여금을 내야 한다. 신규임용 공무원에 대해선 민간 기업 종사자에 비해 특혜를 받지 않도록 국민연금과 동일하게 설계됐다. 그 대신 일반보다 낮은 공무원 퇴직수당은 현실화된다.

현직과 신규 임용자에 대해선 퇴직연금 산정 기준이 바뀐다. 퇴직연금 월수령액을 구하는 기본 공식인 '기준값×재직연수×지급률'에서 기준값과 지급률이 달라진다. 최근 3년간 모든 공무원 평균소득(A값)과 개인의 모든 재직기간 평균소득(B값)에 각각 0.5를 곱해 합산한 금액이 기준값이 된다. 지금은 B값만 기준으로 하고 있다.

지급률도 낮아진다. 현재 1.9%인 지급률이 재직자는 2015년 1.35%에서 2026년엔 1.25%로, 신규임용자는 2016년 1.15%에서 2028년 1.0%로 단계적으로 조정된다. '기준소득월액' 상한액은 지금은 '전체 공무원 기준소득월액' 평균의 1.8배 즉 804만원이지만 앞으로 1.5배(670만원)로 낮아진다.

은퇴자(연금수령자)도 고통분담에 동참해야 한다. 평균연금액(약 219만원)의 2배 이상인 438만원 이상을 받는 경우 2016년부터 10년간 연금액이 동결된다. 재정안정화 기여금 납부율은 2~4% 사이에서 1%포인트씩 3구간으로 나누고 연금수령액 규모에 따라 차등부과한다. 재정안정화 기여금을 내는 기간도 연금수령액이 많을수록 길어진다.

30년 재직기준으로 5급 임용자는 정부안에 비해 연금 월수령액이 약 11만원 감소하는 반면 9급 임용자는 약 6만원 증가하게 된다. 재정절감을 위해 연급지급 개시 시점을 현행 60세에서 단계적으로 65세까지 늦추고 그 시기도 정부안보다 2년씩 앞당겨졌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대표발의자로 이름을 올린 이 안과 정부가 앞서 마련한 개정안(원안)의 주된 차이는 재정절감 규모다. 정부안은 은퇴자가 3%씩 재정안정기여금을 내도록 하는 등의 방법으로 2080년까지 현행 제도를 유지하는 것에 비해 342조원을 절감하는 방안이었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개혁안은 현직과 신규임용자에 대한 소득재분배 기능이 추가됐다. 재정안정기여금을 최대 4%까지 내도록 고쳤다. 새누리당은 이를 통해 정부안보다 100조원 많은 442조원 가량 정부의 연금부담금 지출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새누리당에 따르면 2001~2013년 정부는 공무원연금 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12조원 넘게 쏟아부었고 앞으로 10년간 추가로 약 53조원의 보전금을 부담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적자는 '적게 내고 많이 받는' 수급구조의 불균형에다 제도 설계 당시와는 너무도 달라진 급속한 고령화 환경 등 인구·사회적 변화 탓이다.

김무성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내년도 예산안 국회시정연설(29일) 하루 전인 28일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야당과 본격적인 협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한구 의원은 "개혁에 고통이 따를 수밖에 없다"며 "(설득 방법은) 하소연할 수밖에 없다. 더 이상 적자가 커지기 전에 조정을 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공무원 조직과 야당의 협조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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