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제처, 청와대 입맛 따라 법해석" 대통령 지정기록물 논란

[the300] 세월호 당시 청와대 서면보고, 기록물 '지정 가능성'이 자료제출 거부 근거 되나

제정부 법제처장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의 법제처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 비서실이 대통령에게 서면보고했던 문서에 대해 청와대가 대통령기록물법을 근거로 제출을 거부한 것과 관련, 법제처가 청와대의 견해를 지지해 법제처의 독립성이 도마에 올랐다.

24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제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법령을 공정하게 심사·해석·정비해야 할 법제처가 청와대의 의견을 그대로 따랐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통령기록물은 공개를 원칙으로 한다는 대통령기록물법 16조에 따라 당시 청와대가 대통령에게 한 14차례의 서면보고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대통령'지정'기록물을 규정한 같은법 17조를 근거로 제출을 거부해왔다. 17조엔 국가보안 등을 이유로 대통령기록물에 대해 보호기간을 설정할 수 있는 요건이 규정돼 있다. 

그러나 대통령의 재임 기간 중 작성되는 대통령기록물에 대해 대통령의 퇴임 이후 대통령이 지정여부와 보호기간을 결정하는 대통령'지정'기록물 관련 규정을 적용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 것.

이춘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세월호 감사에서 청와대가 대통령기록물법을 근거로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며 "아직 대통령지정기록물로 지정된 것도 아닌데 단지 가능성만으로 거부하는 게 규정에 맞는거냐. 완전히 정부 입맛에 맞게 해석하려면 법제처는 왜 존재하느냐"고 물었다.

제정부 법제처장은 대통령기록물의 공개 원칙에 대해선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대통령기록물을) 공개해야 한다는 취지를 천명한 것으로 보인다"며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 다 공개라고 하면 지정기록물로 지정하는 실익이 전혀 없기 때문에 (대통령 퇴임 이후 대통령지정기록물로 지정될) 가능성이 있으면 본질적으로 보호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직 대통령지정기록물이 아닌 기록물도 미래 대통령지정기록물이 될 가능성에 대비해 이에 준해 취급해야 한다는 것.

서기호 정의당 의원도 "법령에서 기본 원칙은 문언해석이다. 글자 그대로 해석하는 것"이라며 "대통령기록물은 글자 그대로 공개가 원칙이고 예외적으로 비공개하는 것이다. 법제처가 청와대의 눈치를 보면서 해석하니까 그런 이상한 해석이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 의원은 "제정취지를 보면 더 명확하다"며 "1조엔 대통령기록물법이 국정운영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대통령기록물법이 비공개로 하려고 만들어진 게 아니라 오히려 공개를 원칙으로 투명하게 운영하려고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엔 대통령기록물을 공공기록물로 취급하다 보니 전직 대통령들이 퇴임 이후에 대부분 문서를 많이 파기해서 이 법을 따로 만든 것"이라며 "그래서 재직중의 문서에 대해선 기존대로 공개원칙이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제 법제처장은 "문언해석이 대원칙이긴 하지만 해당 조항을 해석하면서 다른 조항과의 상충이라든지 (문제점을 감안해), 관련조항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해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공개는 별도의 절차가 있다"며 "대통령기록물이라고 하더라도 (청와대가) 문서에 공개·비공개·비밀 문서로 (분류)한다"며 "그런데 왜 자꾸 17조 얘기를 하느냐. 말씀의 취지를 모르는 거냐 계속 그 의견을 고수하겠다는 거냐"고 말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의원들은 청와대와 법제처 간 연결성은 배제하며 법제처의 해석에 무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김도읍 새누리당 의원은 "공개 비공개의 주체, 보호기간을 지정하는 판단주체는 청와대"라며 "저희들이 명확하게 할 것은 공개·비공개·보호기간을 결정하는 주체는 청와대이고, 그래서 청와대의 판단은 존중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홍일표 새누리당 의원은 "법제처장으로서는 법규정도 애매하고 아마도 (대통령지정기록물로 지정될) 가능성이 있는 기록물은 16조의 예외사항에 따라 비공개일 가능성이 많겠다"라면서 "서로 차원을 달리해서 이야기하다 보니까 맞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법제처장의 해석이 틀리다기보다는 청와대가 이걸 분류하는 기준이 과연 바르냐 아니냐를 갖고 따져야 하지 않겠느냐"며 "청와대는 (서면보고 문서가) 17조1항 제5호에 해당한다고 내세우는 모양인데, 그런 판단이 과연 옳으냐를 갖고 법제처의 해석 자체가 잘못됐다고 보는 건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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