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허덕이는 수공 사내유보금이 3조원이라는데…

[the300][2014 국감]수공 "자산취득, 현금 없다", 정성호 "매각해 부채감축해야"

14조원의 부채를 떠안고 있는 한국수자원공사가(이하 수공) 3조원대 사내유보금을 보유하고도 부채 상환에 미온적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수공측은 대부분 회계상 숫자로 이미 자산취득이 이뤄져서 실제로 쌓아둔 현금은 없다는 해명이다. 

1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정성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공개한 2013년 회계연도 공기업 결산서에 따르면 수공의 누적 사내유보금은 지난해 말 기준 3조283억원으로 총 자본금 6조8000억원의 절반에 이르고 있다. 지난해 수공은 당기순익 3411억원의 80%인 2758억원을 이익잉여금 명목으로 사내보했다.

사내유보금은 회사가 경영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에서 배당액을 제외하고 사내에 쌓아둔 금액을 말한다.

문제는 공기업 사내유보가 높을수록 정부 세외수입은 감소한다는 점이다. 수공이 지난해 벌어들인 순익 3411억원 중 정부 배당은 529억원에 불과하다. 수공의 배당성향은 19%로 민간기업의 25.27%(평균)에 크게 못미치는데 이는 배당이 이루어진 16개 공기업 중 2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유럽 등 선진국 공기업의 배당성향과 비교해도 턱없이 부족하다. 한국조세연구원의 해외 공기업 최저 배당성향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영국, 프랑스, 스웨덴, 캐나다, 호주 등의 배당성향은 49~69%에 이른다.

특히 수공은 지난 정부에서 4대강 사업을 진행하면서 부채가 14조원에 달하고 부채비율이 120%가 넘는 가운데 부를 줄이기보다 사내유보금을 대거 쌓아놓고 있다는 점이 논란거리다. 

쌓여있는 수공의 사내유보금을 정부가 통제할 수 없다는 점도 문제다. 수공 등 공기업이 채택한 발생주의 회계원칙에 따르면 각 공기업의 사내유보금을 어디에 썼는지 정부가 추적하기 불가능도록 만들어졌다. 최대주주인 정부가 수공의 사내유보금 내역을 확인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 같은 문제는 국회에서도 이미 지적된 바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2014년 공공기관 정부지원 예산안 평가'를 통해 "연례적으로 결산잉여금이 과다하게 발생하는 기관에 대한 출연금 및 보조금 규모의 적정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수공은 사내유보금으로 자산을 취득해 외부에 알려진 것처럼 현금을 쌓아놓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수공 측 관계자는 "3조원의 사내유보금은 회계상 숫자일 뿐 이미 자산취득을 통해 집행됐다"며 "취득 자산은 수도시설, 댐 발전설비, 시화호조력발전 등 간접시설 투자에 쓰였다"고 답했다.

그러나 미래를 위한 투자에는 돈을 아낌없이 쓰면서 자산매각을 통한 부채상환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4대강 사업을 앞서 수행한 수공이 부채상환의 책임을 정부에 돌리고 있다는 의심이 드는 대목다.

정 의원은 "사내유보금을 현금성 유동자산으로 가지고 있는 기업이 얼마나 되겠느냐"며 "자산 형태로 가지고 있다고 해서 사내유보금의 성격이 바뀌는 것이 아니다. 자산을 매각해서라도 부채감축에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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