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사단장 성추행·軍사법체계 개혁 필요성 집중 질의(종합)

[the300]한민구 장관 "군 사법체계 철저하게 기능 노력"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군사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4.10.1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0일 국방부에서 열린 국회 법사위 군사법원 국정감사에서는 최근 잇따른 군 범죄와 총체적 기강 문란은 물론 이에 따른 군 사법체계 개혁 문제가 심도있게 논의됐다.

특히 부하 여군을 성추행한 혐의로 육군 현역 사단장이 체포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 대해 여야 의원들은 한 목소리로 질타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군 관계자들은 이날 여야 의원들의 날카로운 질의에 진땀을 뺐다.

◇여야 군 사법체계 개혁 한 목소리=이날 국감에선 수사부터 재판, 감경권 등 군 지휘관의 광범한 사법개입을 허용하는 군 사법체계가 군 범죄의 은폐·축소 및 솜방망이 처벌을 발생시키는 원인으로 지목됐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이상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윤 일병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축소 은폐 의혹이 일면서 군 사법제도를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국방부는 이를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며 "군의 특수성을 인정해 군사법원을 존치하더라도 판사와 검사 인사권은 국방부 장관에 이관해야 한다. 법치주의 제도에 반하는 감경권(확인조치권)은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일표 새누리당 의원은 "2010년 자살한 여군 신모 중위의 성추행 가해자가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판사로 임용돼 같은 성범죄자들을 재판했다"며 "조사를 받아야 할 사람이 거꾸로 조사하는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2010년 뇌병변 1급 장애가 있는 9살 아동을 강간한 상병에 대해 나이가 어리고 만취 상태에서 범행했다는 이유로 징역 6년에서 3년으로 감경된 사례까지 있다"면서 "감경 기준이 뭐냐"고 질의했다.

서기호 정의당 의원은 한 장관이 '군사법원은 군 조직의 특성과 사법체계 특성 중 어느 것이 더 강조돼야 한다고 보냐'는 자신의 질문에 "두가지가 조화를 이루어야한다"고 대답한 것을 문제삼으면서 "장관이 그렇게 인식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조선시대 재판이 되는 것이다. 조화를 이뤄야 되는 것이 아니고 사법체계가 본질"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사단장 성추행 사건은 감경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이 더 심각한 문제"라며 관할관 확인조치권 폐지를 촉구했다.

한 장관은 "군이 개혁의지가 없는 것이 아니다. 문제를 알고 있으며, 고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군 사법체계가 철저하게 기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역 사단장 성추행 체포 논란도=이날 여야 의원들은 부하 여군을 성추행 한 혐의로 현역 사단장이 체포되는 초유의 사태에 대해서도 질책했다. 전날 육군 17사단 사단장이 부하 여군 부사관을 수 차례에 걸쳐 성추행한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이 부사관은 다른 부대에서도 성추행을 당해 전출온 상태였다.

김도읍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해 7월부터 올 6월말까지 군 내 성범죄는 36%나 증가했다"며 "말로는 성범죄 무관용 원칙을 지키겠다고 함에도 불구하고 실제 기소율은 자꾸 떨어지고 있다. 이러니까 사단장이라는 사람이 정신을 못차리고 이런 사태까지 벌어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민식 새누리당 의원도 "군은 성범죄를 '군기' 차원에서 접근하는데 피해 장병과 여군의 인권 차원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기강이라는 관점에서만 접근하다 보니 처벌도 세게 안 하고 숨기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윤근 새정치연합 의원 역시 성범죄에 대해 턱없이 낮은 군사법원의 실형 선고율을 언급하면서 "군내 성범죄는 본능적 욕구를 못참아 우발적 충동적으로 일어나는 범죄가 아니라 권력을 이용한 악랄한 폭력"이라며 "훨씬 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한데도 실제 처벌은 형편 없는 실정이다. 양형도 엉터리"라고 질타했다.

같은당 박지원 의원도 "지금 국민들 사이에는 '참으면 윤 일병 되고, 화나면 임 병장 된다'는 말이 떠돈다"라며 "군이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대통령께서 '해경을 해체하라'는 것처럼 '군을 해체하라'는 말씀을 하지 않은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지적했다.

서영교 새정치연합 의원도 "아들을 군대 보냈더니 구타를 당해 죽고, 딸은 군대를 보냈더니 자살하고 성추행을 당한다"며 "한 장관은 국민과 군대에서 죽어간 또다른 윤일병들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한 장관은 "성범죄에 대해 올해 1월부터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김도읍 의원은 "국방부가 똑같은 성명을 내놓은지 한달 만에 군 법원이 여군 대위 자살사건 성추행 가해자에 대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고 꼬집었다. 

박지원 의원도 "군 검찰을 통해 매년 7000여건의 성범죄가 입건되지만 군사법원에선 2700여건 밖에 처리가 안 된다. 게다가 실형선고율은 4.2%에 불과하다. 군사법원이 성범죄와 폭력 등 군 범죄에 지나치게 관대하다"며 군 사법제도를 한 원인으로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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