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교황 방한 때 '밥값' 2달 간 외상

[the300][2014 국감]이철우 의원 "행사 지원한 지방청, 본청 예산 지원 부족 탓에 제때 못 갚아"

박경담 기자 | 입력 : 2014.10.10 10:45

(서울=뉴스1) 박철중 기자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대정부 질문을 하고 있다. 2014.6.18/뉴스1

지난 8월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당시, 행사를 지원한 지방경찰청이 식대와 임차료 등을 두 달 간 갚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방청이 행사주관인 경찰청으로부터 관련 예산 일부만 보전 받은 탓으로 파악된다.

11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기·충북·충남지방청은 교황 방한 전 경호를 위해 예비비 71억5300만원을 본청에 신청했다. 당시 교황은 대전 월드컵주경기장, 충북 음성 꽃동네, 충남 서산 해미성지 등을 방문했다.

본청은 신청된 예산 중 34억6100만원(48.3%)만 반영했다. 무선망 관련 사업은 전액 반영했지만 식대·버스 임차료·경호경비 지원금 등은 40~60%만 반영하고 나머지를 지방청에 떠넘긴 것.

자료 제공=경찰청, 이철우 의원실

특히 충북경찰청은 교황의 꽃동네 방문 당시 경찰병력 2700명의 잔여 식대비 280만원·각종 장비 임차료 250만원 등 530여만원을 두달 동안 못 냈다. 경찰청은 국정감사가 다가오자 빚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경찰청도 경찰 여비 360만원을 자체 예산으로 충당하고 경기경찰청 역시 급식비 370만원·임차료 277만원 등 725만원을 자체 예산으로 막았다. 지방청이 국빈 방한 행사를 지원하고도 예산은 떠안은 꼴이다.

이철우 의원은 "교황 방한에 따른 인력과 장비지원은 예산부족이나 그 밖의 사유로 여비나 기타 경비를 지급하지 않을 이유가 안된다"며 "앞으로 유사 행사시 지방청의 적극적인 지원을 이끌려면 본청의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방청이 본청에 예산을 신청한 게 아니라 본청이 기획재정부에 신청한 71억5300만원 중 34억6100만원만 반영된 것"이라며 "예산도 지방청에 떠넘긴 게 아니고 예산이 남은 곳도 있는데 정산을 통해 예산이 부족한 지방청에 보전을 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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