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인물]'소방관의 편지'로 국감장 적신 이철우 의원

[2014국감][the300]소방관 생생한 목소리로 감동

김태은 기자 | 입력 : 2014.10.08 15:08

"막내야, 넌 여기 남아라.", "싫어요. 죽어도 같이 죽어요."

불산사고 현장에 낡은 화학복을 입고 들어가면서 '잘못되면 죽을 수도 있겠다'는 위기감에 막내 소방사에겐 '너는 남으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던 한 구조대원의 사연이 소방방재청 국장감사에서 소개됐다. 소속과 이름을 보고하면서 뉴스 자막에 사망자 명단으로 나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는 현장 소방공무원의 생생한 사연이 울려퍼지자 국감장이 숙연해졌다.

소방공무원의 열악한 처우에 대해 그 어떤 질타와 호통보다도 강한 울림을 준 한 소방대원의 편지를 낭독한 것은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이다.

이철우 의원은 8일 소방방재청 국감을 위해 준비한 자료에 '시도별 노후장비 보유와 내용연수 초과현황' 표와 나란히 '구미 불산사고 후 어느 소방관의 편지'를 실었다.

구미 불산사고 당시 투입됐던 구조대원의 심경을 그대로 보여주는 편지 전문이 그 어떤 데이터보다 소방공무원 처우 개선의 필요성을 잘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현장에서 직접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구조활동을 하는 소방공무원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전하고자 하는 심정이었다.

실제로 이 편지글을 전한 머니투데이 the300의 ["막내야 넌 남아"...눌어붙은 화학복 입고 나서는 소방관의 편지] 기사는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1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소방공무원의 처지가 안타까워 눈물이 난다는 내용부터 소방공무원의 처우 개선을 위해 예산 지원을 늘리고 국가직으로 전환하라는 요구까지 소방공무원들을 응원하는 댓글들이 대부분이다.

이 의원은 또 소방 활동복이 너무 쉽게 불에 타는 실험영상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폴리에스테르 소재의 소방 활동복이 화재 현장에서 얼마나 취약한 지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게 한 것.

이 의원은 "개선 작업이 진행됐지만 현재도 여전히 사용중"이라며 "심지어 화재발생 시 활동복 착용 채로 탑승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행 활동복이 열에 부적합하다는 한국섬유연구소의 연구 결과도 내놨다. 폴리우레탄 소재가 신축성은 좋지만 용융점이 250도에 불과해 열에 약하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미국과 일본,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불연소재인 아라미드 100%를 사용한다며 단가 상승 요인이 있더라도 소방공무원들의 안전을 위해 소방활동복을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철우 의원은 국가정보원 출신의 재선 국회의원이다. 경상북도 정무부지사를 역임한 후 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경상북도 김천에서 당선됐다. 정보위원회와 국가정보원개혁 특별위원회 등 국정원 경력과 관련한 활동으로 주목받았으나 지방과 수도권 간 격차를 해소하는 지역균형발전에 남다른 소신을 갖고 활동해 왔다.

올해 국감에서도 지방 재정 확충과 지방 분권을 위한 제도, 소방 안전구조 활동과 관련한 지역 예산 등을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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