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국회' 개혁…체포동의안 표결 안하면 동의한 걸로?

[the300] 홍일표 의원, 국회의원 체포동의제도 개선 방안 토론회 개최

국회 법사위 여당 간사인 홍일표 의원이 27일 오후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국정감사 무산 관련 법사위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뉴스1

송광호 새누리당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9월3일).
야당 국회 소집으로 신계륜·김재윤·신학용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 무산(8월20일).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에 대한 국민들의 비난이 거세다. 

"국회의원은 현행범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기 중 국회의 동의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않는다"(헌법 44조). 이 조항에 따른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은 국회의원들의 특권 내려놓기 선언이 나올 때마다 등장하는 단골 메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인 홍일표 의원은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회의원 체포동의제도 개선 방안'에 대한 토론회를 열고 이 제도에 대한 법적 쟁점에 관해 전문가들과 논의했다.

◇본회의 열리지 않으면 체포동의안 '동의' 간주?

현행법에 따르면 의원을 체포 또는 구금하기 위해선 관할 법원판사가 영장을 발부하기 전에 체포동의요구서를 정부에 제출하고, 정부는 이를 수리한 후 그 사본을 첨부해 국회에 체포동의를 요청해야 한다. 그러면 국회의장은 본회의 보고 후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표결에 부쳐야 한다.

그러나 현행법엔 본회의가 열리지 못해 체포동의안 자체를 표결에 부치지 못하고 72시간이 지났을 때 그 효력에 대한 규정이 없다. 지금까지는 관행에 따라 효력이 없는 것으로 봐왔지만 이를 동의로 '간주'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하지만 이에 대해 법 전문가들은 반대 의견을 냈다. 최정인 국회 입법조사관은 "간주규정은 그때그때마다 별도의 의사표시를 하지 않는 한 동의를 하는 것으로 포괄적 표시를 하는 것인데, 이는 국회동의를 통해 일정한 경우에 한해 (의원의 체포를) 배제하려는 헌법의 불체포특권 규정의 명시적 의도에 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화 국회 입법조사관도 "불체포특권이 체포나 구금만을 결정한 것이지 형사상 소추나 수사, 형집행 등을 방해하는 특권이 아니"라며 "불가피하게 72시간을 넘긴 경우에도 동의안에 대한 표결이 가능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자진출두'하는 의원은 강제구인 안 한다?

김기현 전 새누리당 의원(현 울산시장)이 지난해 대표발의안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피의자가 자진 출석해 심문에 응하는 때엔 피의자에 대한 강제 구인 절차를 생략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김 의원의 법안은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일반인 전체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그대로 적용하긴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정상철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심의관은 "개정안에 따르면 피의자가 자진 출석한 후 심문 도중이나 심문이 끝난 후 구속영장이 발부되기 전에 도주한 경우, 영장 집행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판사 직권으로 영장실질심사 없이 구속영장 발부를 가능케 하는 것은 오히려 일반국민에 비해 국회의원에 대한 구속을 더 용이하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도 제기됐다.

자진출석 시 강제구인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국회의원에 대한 영장 발부 후, 법원이 체포동의요구를 하는 것에 대해서도 반대의견이 우세였다. 법원이 발부한 영장의 집행 여부를 국회가 다시 판단하는 것은 3권분립의 원칙에 반한다는 것이다.

◇국회의원 체포동의요구서에 판사 검토의견 첨부?

남경필 전 새누리당 의원(현 경기도지사)이 2012년 대표발의한 국회법 개정안은 판사가 서면심사를 거친 후 검토의견이 첨부된 체포동의요구서를 제출하도록 돼 있다. 의원들이 동료 의원의 혐의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체포동의안에 대한 표결을 막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영장 발부 여부에 대한 최종 판단에 앞서, 법관이 서면심사만 거친 상태로 잠정적인 판단을 외부에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주를 이뤘다.

국회의원들의 불체포특권 자체를 제한하자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불체포특권은 국회의 기능보장을 위해 헌법상 부여된 권한이므로 폐지는 헌법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홍일표 의원은 토론회를 마치며 "실제로는 (국회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제도가) 우리가 체포에 동의한다고 해서 꼭 영장이 발부되는 게 아니라 (사법부가) 영장 발부 판단을 하는데까지 가는 것을 동의해달라는 것인데, 이게 동료의원에 대한 영장 발부에 동의하는 것처럼 보이는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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