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에 빠진 세월호특별법 정국, 여야의 선택은?

[the300](종합)고개드는 현실론 세월호 특별법 처리할까…박영선 리더십 논란은?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20일 오후 안산시 경기도미술관에서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임원과 만나 세월호 특별법 여야 협상 과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유족들이 자리를 뜨고있다. 2014.8.2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세월호 유가족들이 전날(20일) 여야가 재합의한 세월호특별법 단일안 거부 입장을 재확인하고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원안을 고수키로 결정함에 따라 정치권이 다시 격랑 속으로 빠져들 조짐이다.

새누리당은 이제 더 이상의 협상은 무의미하다는 입장이다. 새누리당은 21일 오전 최고위원회 회의에서도 이를 재확인하고 합의문대로 처리를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새정치연합이 곧 추인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압박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당혹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오전 비공개 당직자 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한다. 당 일각에서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의 사퇴 요구도 분출되는 상황이다.

◇고개드는 현실론 25일 세월호 특별법 처리해야 목소리=일각에선 '재재협상'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여야 합의안대로 세월호 특별법을 처리할수밖에 없다는 현실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재협상 결과를 갖고도 유가족 설득 작업에 실패함에 따라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의 지도력은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세월호 희생자 가족 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경기 안산 분향소에서 총회를 열고 "여야가 내놓은 세월호 특별법 재합의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유경근 대변인은 총회를 마친후 가진 브리핑에서 "재합의안은 어젯밤 거부한다는 입장 즉각 밝혔고, 총회에서 번복할 여지가 없는 사안이었다"며 "오늘 총회는 장기화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를 논의하는 자리였다"고 밝혔다.

유 대변인은 특히 "압도적으로 수사권과 기소권을 갖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는 원안을 고수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 다수의 찬성으로 결정됐다"며 "앞으로 어떻게 할지는 임원회의에서 결정해 총회에 보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4개 그룹으로 나눠 유가족 설득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유가족들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전날인 19일 핵심 쟁점인 특별검사후보추천위원회 구성에 대해 국회 몫 추천위원 4명 중 여당 몫 2명에 대해서도 야당과 유가족의 사전 동의를 얻는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합의안을 발표했다.

유족들에게 특검추천권을 일정부분 부여한 것으로, 세월호 유가족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에게 전달한 '여당 몫의 특검추천권을 야당 몫으로 돌린다'는 가이드라인이 현행법의 테두리 안에서 최대한 반영된 것이라는게 새누리당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은 더 이상 협상이나 양보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새정치연합도 유가족과 일부 강경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재재협상은 사실상 힘든 상황이라는 점에서 '합의안대로 처리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란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

세월호 특별법을 우선 처리하게 된다면 본회의는 오는 25일 열릴 가능성이 높다. 새누리당이 기존 여야 합의대로 25일 '원포인트 본회의'를 개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특별법 처리를 명분으로 22일부터 8월 임시국회를 단독 소집했다. 그러나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자당 소속 의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방탄국회'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재협상 관철 실패에 따라 박 위원장 리더십은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을것으로 보인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38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고 김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오씨를 찾고, 유가족 총회장에 방문해 여야 합의안을 설명했지만 결국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에 따라 당 일각에서는 특별법을 합의안대로 처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이상 합의에 진전을 보이기 어려운만큼 미흡하더라도 현재의 안을 처리하는게 정치권의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미흡하더라도 유가족들이 재협상안을 일단 수용, 진상조사를 현실화시킬 시점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유가족이 국회를 불신하고 여야 합의안을 계속 거부하는 것은 진상규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하루바삐 진상조사위원회를 가동해 진상을 밝히려는 노력을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유족 설득 작업은 지속=새정치연합은 22일 개회되는 8월 임시국회 전까지는 유족 설득작전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조금 더 다양한 채널로 이해를 구하는 노력들을 아직은 더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유족 설득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 결국 어떤식으로든 '정치적 결단'을 해야하는 것 아니냔 주장이 나온다. 일부에선 합의안 추인을 강행해야 한단 주장도 있다. 박 원내대표가 결국 '중대결정'을 내리지 않겠냐는 전망이다.

이와 관련,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유족들을 설득하지 못하더라도 현실적으로 재재협상을 할 순 없는 상황"이라며 "이번마저 여야 합의를 깬다면 신뢰가 깨지는 것은 물론, 향후 정국에서 여당에 매번 끌려다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럴 경우 지금까지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끌어온 명분을 잃는 데다 '유족들의 의사를 외면했다'는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높아 박 원내대표가 '정치적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 또 다른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유가족들이 반대하고 있는 한 재합의안을 강행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그럴 경우 당내 반발과 내분은 불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상처받은 박영선 리더십=재협상 결과는 야당 의원도, 유가족도 만족시키지 못했다. 맨처음 반발은 유가족으로부터 나왔다. 유가족대책위원회 측은 "야당이 유가족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강한 반발과 함께 협상 내용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야당 강경파 의원들도 유가족이 반대하고 있는 만큼 협상내용 추인을 '유보'하겠다고 결론지었다.


이런 상황에서 박영선 대표의 협상 전략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곳곳에서 들려왔다. 한 야당 의원실 관계자는 "애초에 협상전략이 잘못됐다"며 "처음에 얻지 못했을 때 이미 야당이 얻을 수 있는 몫은 정해진 것이다"고 평가했다. 다른 중진 의원실 관계자도 "성과에 급급한 나머지 빨리 결론 내리려고 했던 것에 패착이 있다"며 "처음에 의원들과 소통하지 않고 결정을 내린 것도 그 때문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한 중진 의원은 협상을 '강경노선'으로 나간 박영선 대표가 '하나'도 얻지 못하고 패전장수가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전에 원내대표들은 협상 결과를 두고 내부에서 욕을 많이 먹기는 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양보를 이끌어 냈다"며 "협상 당사자들끼리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 주고받고를 해야 하는데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다 보니 결국 양보 받아낼 수 있는 부분도 받아내지 못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반면 새정치연합 내부 '계파' 문제가 커서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극복할 수 없는 문제란 지적도 있다. 한 야당 중진 의원은 "새정치연합은 몸통은 하난데 머리가 서너개다"며 "이런 상황에서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하나의 의견으로 수렴하기 어렵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한 중진 의원도 "486세대가 꼭 전체 새정치민주연합 목소리는 아닌데 강경한 목소리가 새정치연합의 전부인양 나갈 때가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원내대표가 내부 의원들을 믿고 협상을 진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개인 욕심이 부른 '화'라는 얘기도 나온다. 박영선 위원장이 '자리욕심' 때문에 한 사람이 도저히 소화할 수 없는 1인 2역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야당 관계자는 "세월호특별법 같은 중대한 협상은 대표와 원내대표간의 견제와 유기적인 협력이 필요한 것이다"며 "이러한 역할을 혼자 수행하다 보니 결국 헛점이 날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야당 핵심 의원 관계자는 "그 당시 많은 중진의원들이 두 자리를 한 사람이 맡는 것에 반대를 많이 했지만 본인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안다"며 "당 내 세력 확장을 염두에 둔 박영선 위원장이 무리수를 뒀다는 얘기도 있다"고 말했다.


 세월호특별법 협상이 박영선 위원장 리더십에 깊은 상처를 입혔지만 당분간 이 체제는 유지될 것이라는 견해가 다수다. 야당 관계자는 "박영선 위원장이 물러나면 사실상 새정치연합 존폐의 위기다"며 "조직이 와해될 위험을 의원들이 알고 있기에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까지는 이 체제를 계속 유지할 것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야당 관계자도 "야당이 지금 이 모야인데 선택의 여지가 있겠나"며 "오히려 위원장직을 사퇴할까봐 걱정된다"며 하소연했다.


◇새누리 "세월호특별법 추인해야" 당혹스런 새정치=새누리당은 야당을 향해 "재합의가 추인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요구한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공식입장이 아직 없다"며 당혹스런 모습을 보였다. 


김현숙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전날(20일) "야당은 지난 번 합의 때 유가족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이유로 1차 추인이 안됐는데 똑같은 실수를 두 번 반복한 것이다"며 "아마추어적인 모습을 보인 새정치연합에 문제제기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당으로서 2번째 추인은 쉬운 일이 아니었는데 양보를 많이 했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며 "진상조사를 철저히 하고 사후대책을 분명히 만든다는 진정성을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진상조사에 대해 걱정 갖고 계신 것을 고려해 '사전동의'를 낸 것이고 법정주의를 지키려는 부분에서 양해를 구하려고 한다"며 "새정치연합의 내부 논의와 유가족과의 논의를 통해서 2차 합의 내용이 추인될 수 있도록 노력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오늘의 거부는 끝이 아니라 과정이어야 한다"며 "새정치연합은 세월호특별법을 재합의대로 처리해야 하는 책무를 끝까지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한정애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가족 총회에서 논의된 사안은 특검 추천 부분보다 더 원칙적으로 돌아간 것"이라며 "(논의가) 수사권과 기소권으로 돌아간 것이라서 (이제까지의 논의와는) 다른 차원의 문제다. 당 내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 대변인은 비상의총 개최 여부와 관련해서는 "비상의총은 아직 예정에 없지만 논의가 마무리되면 의원분들께 설명하는 시간이 있어야겠다"고 했다.


유은혜 새정치연합 원내대변인은 "21일 아침 비공개회의에서 세월호특별법 유족 입장과 관련해 논의할 것"이라며 "유족 설득은 계속 한다는 방침이다"고 했다.


박범계 새정치연합 원내대변인도 "아직까지는 '설명과 이해' 컨셉이 여전히 유효하다"며 "아침 비공개 당직자 회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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