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예산결산과 법안 상정을 위한 전체회를 열었지만 '의료법인 영리화' 논란을 불러일으킨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둘러싼 여야 이견으로 파행을 빚었다.
복지위는 이날 오후 3시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의료법인이 자회사를 폭 넓게 설립할 수 있도록 하는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 시행 강행을 반대하는 야당과 절차의 적법성을 들어 강행의사를 밝힌 정부, 추후 논의를 주장한 여당 간 이견으로 개정 1시간여 만에 정회됐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10일 의료법인이 할 수 있는 부대사업의 범위를 외국인 환자 유치와 메디텔(의료행위와 숙박이 함께 이뤄지는 의료관광호텔), 여행업 등으로 확대하고 성실공익법인 요건을 갖춘 의료법인이 자법인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고 22일 종료했다.
야당과 관련 시민단체들은 자법인 설립 범위 확대는 결국 열리자회사를 양성하고 '의료민영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논리로 반대하고 있다. 아울러 자회사의 범위는 시행규칙이 아닌 법률에 의해 제한을 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야당 의원들은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입법예고가 끝난 개정안의 시행을 보류하라고 요구했지만 문 장관은 강행 의사를 피력했다.
문 장관은 "정부가 시행규칙을 개정하는 것은 의료법에서 위임받은 범위 내에서 추진하는 것"이라며 "입법예고 기간 중에 많은 의견도 있어서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의견이 상충하자 야당 의원들이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정부 방침을 비판했고 여당 간사인 이명수 새누리당 의원은 "오늘은 그 동안 밀렸던 법안을 상정해서 처리해야 하는 상황인데 여기서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의 적절성을 논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의료법' 관련해서는 별도로 하자"고 말했다.
그러나 결국 여야 의원들 간 의견이 좁혀지지 않았고 정회가 선언됐다. 정회 이후 복지위 소속 야당의원들은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정부가 국회의 입법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야당 간사인 김성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복지위 전체회의에서) 향후 정부가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을)을 어떻게 할 것인지 장관의 의사를 확인하는 질문이 있었고 장관은 답변을 거부했다"며 "정부가 법 개정 사항을 시행규칙으로 하는 것은 명백한 입법권 침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의료법인의 부대사업을 확대해 영리 자회사를 허용하는 것은 비영리로 돼 있는 의료법 체계 전반에 대한 위반"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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