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전막후 속기록]국토장관, 광역버스 입석금지 "계산 대충 된다…"

[the300]이찬열 "1.4만명 서서가는데 증차 여력은 2000명", 서승환장관 "계산 대충 나온다"

지영호 기자 | 입력 : 2014.07.18 11:44

16일 오전 경기도 성남 분당구 서현동 한 광역버스 정류장에서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사진=뉴스1

광역버스 입석 금지가 16일부터 시행되면서 수도권에서 서울로 출근하는 승객들이 혼란에 빠졌다. 출근대란으로 대거 지각사태가 발생했고, 궁여지책으로 통로에 쭈그려 앉는 승객들도 생겼다.

학습효과 때문일까. 시행 둘째날부터는 목적지 반대방향의 버스를 타고 종점을 돌아 나오는 'U턴 버스' 이용자도 늘었다는 얘기가 들린다.

상황이 이런데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전반적으로 원활하게 시행됐다'고 자평을 내놨다가 된서리를 맞았다. 새누리당 경기지역 의원들은 17일 국토부와의 당정협의에서 "시민들이 느끼는 불만이 폭발적"이라며 "국토부는 출근대란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몰아붙였다.

현행법에 따르면 광역버스 입석 금지는 1981년부터 도로교통법에 포함된 내용이지만 관행적으로 입석을 묵인해왔다. 그러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면서 교통 안전이 화두로 떠오르자 국토부가 입석 금지 법규를 엄격하게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2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이에 국토교통위원회 위원들은 국토부의 입석 금지 전면 시행에 따른 교통대란을 우려했다. 19대 국회 후반기 첫 국토위가 열린 지난 2일 여야 의원들은 서승환 국토부 장관을 상대로 입석 금지에 따른 교통대책이 충분한지 따져물었다.

"62개 노선에 222대 증차시킨다고 알고 있는데, 그러면 노선당 3대 꼴이다. 6시부터 9시까지 러시아워 시간에 사용한다고 보면 135명 더 운송시키는 거다. 1만4000명 정도, 약 15%가 지금 서서 다닌다. 135명씩 62개 노선이라고 해봐야 2000명도 안되는 것 아니냐. 서서가는 사람들은 1만4000명인데 그거를 대책이라고 국민들 앞에 내놓느냐. 국민들이 바보냐? 이것도 참……" -이찬열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정확히는 모릅니다마는 여러번 운영하면서… 그러니까 1.5회 정도 운행하는 거로 하면 계산이 대충 된다 이런 보고를 받은 기억이 난다" -서승환 국토부 장관

"이렇게 했을 경우 수도권에서 이동하는 국민들의 혼란이 없다고 판단하는가? 국토부의 대책이?" -김태원 새누리당 의원

"지자체나 버스회사가 모여가지고 적절한 대안을 마련했기 때문에 일단은 예상대로 갈 것으로 본다.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해서 불편한 점 있으면 즉시 보완책을 마련하겠다" -서 장관

"수치상으로는 현재 대수가 상당히 부족한 것으로 나오지 않는가" -김 의원

"보고받기로는 정확하게 계산을 했다고 보고받았다. 다시 한번 확인해 보겠다" -서 장관

일부 의원은 대안도 제시했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부산 해운대 기장을)은 증차보다는 2층 버스 도입이 더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정부의 초기 지원이 이뤄지면 운영 지원금이 적게 드는 2층 버스가 더 효과적일 것이란 계산이다.

"입석금지 대안을 찾고 있지 않는가. 버스 간격 단축하는 것하고 2층 버스를 운행하는 것하고 공영제를 했을 때 어느 쪽이 지원금 부담이 적은가" -하태경 의원

"노선에 따라 차이가 있다. 2층 버스의 경우 차량 구매지원을 해주면 운영비는 더 적게 든다고 볼 수 있다. 1층 버스 가격은 한 대에 1억5000만원, 2층 버스는 6억원이다." -맹성규 국토부 교통물류실장

"처음 버스 살 때만 정부에서 지원을 해 주면 운영할 때 지원금은 적게 들어간다. 지금 인구가 6만이고 13만까지 늘어날 우리 지역의 경우 버스 간격을 15분에서 10분으로 줄이는 지금 대안으로는 수용이 되지 않는다" -하 의원

국토부는 노선 중간에서 출발하는 전세버스를 투입해 승객의 불편을 최소화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당장 수도권 주민의 불편을 해소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교통카드 단말기 설치 등으로 1~2주 뒤에나 투입이 가능해서다.

요금인상안이 나오면서 수도권 시민들의 불만은 더 커질 조짐이다. 입석 금지로 버스회사의 적자가 예상되자 국토부는 요금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광역급행버스(M버스) 요금을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만약 요금 인상이 결정되면 광역버스의 요금 인상에 명분을 줄 수 있다. 현재 광역버스 회사는 입석 금지에 따른 증차 부담으로 인해 50%의 요금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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