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국조, 해경 초동대처 질타…與野 대통령 두고 설전

[the300]

이현수 기자 | 입력 : 2014.07.02 13:49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해양경찰청 기관보고에 출석해 보고 중 사죄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박철중 기자

국회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위가 2일 기관보고에서 해양경찰청의 미흡한 초동 대처를 강하게 질타했다. 청와대와 해경이 사고당일 나눈 통화 녹취록도 공개돼 파장이 일 전망이다.

이날 녹취록을 공개한 김현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대한민국 컨트롤타워가 완전히 엉망진창이라는 것을 녹취록이 생생히 증언하고 있다"며 "해경은 사고직후 탑승객이 어디 있는지 상황파악을 못하고, 몇 명이 구조됐느냐 숫자를 가지고 세월을 다 보냈다"고 비판했다.

같은당 민홍철 의원은 "오전 9시 54분 배가 기울어지고 있는데 해경은 '아직 구조단계는 아니고 지금 지켜보고 있는 단계'라고 청와대에 보고한다"며 "비상벨이라도 눌렀으면 배 안에 갇힌 학생들이 탈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은 "9시35분에 해경 123함정이 배 좌현으로 붙었는데, 배가 뒤집어지기까지 30분의 시간이 있었다"며 "해경이 조타실에 들어가 방송하고 선내로 진입해야 했다. 대통령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라고 명령한 것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같은당 경대수 의원은 사고 당시 상황을 찍은 사진을 지목하며 "4층에 50명의 학생들이 있는데 다인실이 창문으로 보인다. 왜 망치로 깨고 구조안했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상황보고도 못하다가 오후 2시36분이 돼서야 청와대에 370명 구조가 사실이 아니라고 보고하는데, 책임을 느끼지 않는가"라고 물었다.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은 이에 "보고가 잘못된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현장 집계과정에서 오류가 난 것을 미처 확인 못했다"고 답했다.

'전원구조' 오보가 어디서 비롯됐느냐는 질문에는 "팽목항 현장에서 178명 구조된 이후 190명이 추가로 구조돼 온다는 소식이 퍼졌다"며 "간이 상황판에 적혀있는걸 경찰청 정보관이 보고, 해경을 통해 본청까지 전달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황보고 담당 직원이 이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담당 과장에게 전달했고, 그대로 발표됐다는 것이다.

김 청장은 또 해경에 구조에 선내 진입을 하지 않았다는 비판에 "선원들이 먼저 내려온 상황이었고, 해경 담당자는 급경사여서 본인의 역량으로 도저히 더이상 접근이 불가능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기관보고에선 여야가 박근혜 대통령을 두고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당시 청와대에서 지속적으로 영상을 보내라고 요구한다"며 "대통령이 요구하니 그것부터 하라. 대통령이 그런 것을 좋아한다"고 말한 것이 발단이 된 것.

이에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이 강하게 반발하며 "대통령이 영상을 좋아한다는 말이 녹취록 어디에 나와있느냐"며 "전혀 없는 사실을 있는 것처럼 말했다. 사과를 하기 전에 진행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김광진 의원이 "대통령 좋아한다는 말은 없었다. 그것은 사과한다"고 밝혔다. 여당 간사인 김현미 의원은 "김 의원이 사과했다. 과도하게 흥분하면서 회의를 못하겠다고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상황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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