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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왕=뉴스1) 이광호 기자=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 |
"그들은 누렸지만 난 이 정부(이명박 정부) 내내 불행했다."
일반적으로 징역 10월이라는 형량을 원심에서 받은 정치인이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로 결과가 뒤집히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대법원이 무죄취지로 파기 환송을 한 이상 서울 고법이 이를 다시 뒤집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2012년 7월 솔로몬저축은행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대검찰청에 소환돼 조사를 마치고 나온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이 억울함을 호소하며 한 말이다. 이후 정 의원은 1심에서 징역 1년과 추징금 1억4000만원을 선고받아 법정구속됐지만 항소심은 일부 혐의를 무죄로 보고 징역 10월로 감형했다.
2년이 지나서야 정 의원이 정치인생 최대 위기에서 기사회생하게 됐다. 대법원 판결로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대법원 2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26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정 의원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0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일반적으로 징역 10월이라는 형량을 원심에서 받은 정치인이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로 결과가 뒤집히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대법원이 무죄취지로 파기 환송을 한 이상 서울 고법이 이를 다시 뒤집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대법원 판결은 벼랑 끝으로 내몰렸던 정 의원이 재기를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도 정 의원의 판결에 관심이 크다.
정 의원이 정치적 감각이 뛰어나고, 새누리당 내 소장파 의원들의 구심점 역할을 했었던 3선의 중진의원인만큼 서서히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한 새누리당 관계자는 "정 의원은 청와대와 각을 세우고 독자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몇 안되는 의원으로서 자기만의 영역을 다져나갔다"면서 "MB정권 초반에 보여준 활약상을 고려할 때 빠르게 재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한 새누리당 관계자는 "의원직을 유지한다해도 이미지 타격이 컸던 만큼 당내에서 구심점을 찾고 적극적인 목소리 내면서 앞으로 소장파의 핵으로 역할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출신 정 의원은 17대, 18대, 19대 총선 서울 서대문구을에서 당선된 3선 의원이다. 경기고와 서울대를 졸업한 뒤 24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진출했다.
이후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이던 당시 정무부시장을 지냈고 2007년 대선캠프에서 활약하며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 '왕의 남자'로 불렸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 등 가신그룹의 퇴진을 요구하면서 집권 중반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우기 시작했다. 이후 여당 내 대표적 쇄신파로 분류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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