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전막후 속기록]"기업하는 사람이 죄인입니까?"

[the300]국정감사 기업 증인 채택 제한하는 규칙안 무산 과정 보니

편집자주  |  국회 상임위 법안소위는 우리 삶을 규정하는 법안들의 운명을 결정짓는 '전쟁터'다. 머니투데이 the 300(더 300)이 국회 속기록에 담긴 쟁점 법안들에 대한 생생한 토론 현장을 전달한다.
국회 운영제도개선 소위 위원장인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가 지난 4월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소위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며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 =뉴스1

매년 국정감사 때마다 재계의 최대 관심사는 대기업 총수, CEO(최고경영자), 임원 들의 국감 증인 채택 여부다. 국회를 상대로 대관 업무를 하는 기업 직원들도 대목이다. 증인 명단에서 소속 회사의 '회장님' '사장님'을 빼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기업인 수십명을 불러다가 제대로 질문은 하지 않고 호통만 치다 끝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여론의 시선도 따가웠다. 

결국 정치권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새누리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기업인 증인 선정시 업무를 직접 담당하는 임원을 부르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규칙 제정안이 마련돼 국회 운영위에 제출됐다. 

규칙안의 6조 1항은 "출석 요구하는 증인이 민간기업 임원 등에 해당하는 경우 위원회는 원칙적으로 담당 업무를 직접 관장하는 이사 또는 해당 임원을 증인으로 출석요구한다. 다만 국민경제 또는 국민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현안이 발생하는 등 필요한 경우 기업 집단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자를 증인으로 출석요구 할 수 있다"로 돼 있다. 6조 2항은 "위원이 감사 또는 국정조사에 필요한 민간기업 임원 등을 증인으로 신청할 때에는 다음 각 호의 사항을 기재한 증인신청서를 간사를 경유해 위원장에게 제출한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지난 4월16일 운영위 법안소위에서 규칙안이 테이블에 올랐다. 여야 의원들의 설전이 이어졌다.

"'국민경제 또는 국민생활에 중대한 미치는 현안'이라고 돼 있는데 이런 모호한 표현이 어디 있느냐. 다른 임원이 나와서 책임있는 답변을 할 수 있겠어요? 지금 오너를 불러도 잘 안 나오는 판에. 오너에게 면죄부를 주고 법률적으로 피해갈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이것은 사실상 국민적 지탄을 받을 수 밖에 없다"-정진후 정의당 의원.

"사실상 특정 재벌집단의 오너들을 위한, 또 실질적 지배를 하고 있는 분들을 배제하기 위한 특혜다. 이런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이미 증인을 채택하는 과정이 여아간 합의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 국회 운영의 어떤 협상의 묘랄까 정치력의 부분은 놔두는 것이 훨씬 선진화된 국회다"-홍익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국회가 해야될 기본적인 기능이 행정부를 견제하는 것이지, 이것은 일반 시민을 불러다 물어보는 거예요. 기업하는 사람이 무슨 죄인입니까? 때만되면 불러다가 세워 놓고 기다리게 하고, 국회가 잘 했으면 모르겠어요. 이것은 자업자득이예요"-김진태 새누리당 의원. 

"이런 규정을 만들어 두는 게 사실 국회 스스로 발목을 잡는 겁니다. 증인 신청부터 채택의 일련의 과정이 결국 또 여야 합의로 되지 않습니까. 다만 그러한 여론들을 고려해서 증인 신청과 채택에 좀 신중을 기하는 노력을 하면 되는 것이지, 규칙을 넣을 필요는 없어요-정성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국민의 의사에 반해서 하는게 문제이지, 일정 정도 요구가 있다면 누구라도 불러서 따질 문제는 따져야 되는 것이 국회의 역할이다. 사실 지금까지 대기업 회장이 출석한 것이 몇번이나 되나? 일부 기업 집단들 봐주는 것 아니냐 이런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홍 의원.

"여야 합의해서 한다? 그런데 사실 그렇게 진행이 안되고 있다. 20~30명 불러다가 너댓명한테 물어보고 열댓명은 그냥 간다. 효율적이 되려면 실무 책임자라든가 담당 업무 이런 사람들을 불러서 얘기를 듣는 게 실질적이다. 대기업 회장이 내용에 대해 시시콜콜히 잘 알지 못한다. 또 부를 사안이 될 때는 여야 합의해서 대기업의 실질적인 오너인 회장을 부를 수도 있다"-김태흠 새누리당 의원. 

결국 이날 법안소위는 결론을 내지 못하고 규칙안 처리를 보류했다. 여야가 합의를 보지 못한다면 올해 국감에서도 기업인 증인 채택을 놓고 벌이는 여야 및 재계의 치열한 전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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