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북적이던 동네빵집, 상가주인 한마디에…

[the300]

지난해 6월 헌법재판소 정문 앞에서 상가 임차인들이 법개정을 요구하고 있다./사진=뉴스1


"여름 앞두고 팥빙수 준비에 한창이었는데, 이젠 앞길이 막막합니다…."

서울 강남의 한 프랜차이즈 빵집은 3년째 잘 해오던 장사를 최근 접었다. 주말이면 손님들로 발 디딜 틈 없었던 곳이지만, 임대인의 횡포로 갑작스레 문을 닫게 된 것. 빵집 여주인은 "1년이 지날 때마다 가게 세를 터무니없이 높여 도저히 버틸 수가 없었다"며 "초기 인테리어 비용만 겨우 건지고 쫓겨나는 꼴"이라고 말했다.

상가 임차인의 임대차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하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지난 3월 발의됐지만, 하반기 국회 원구성과 지방선거 등에 막혀 심사조차 되지 않고 있다. 임차인의 영업 보장을 위해 법안 심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서기호 정의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에 따르면 임대차 기간을 연장하는 안 외에도 임차인이 임대차기간 내 권리를 양도할 수 있는 방안이 담겨있다. 또 계약갱신거절 조건을 완화해 임차인이 월세를 3개월 치 내지 않은 경우에 임대인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는 민법에 나오는 2개월을 준용해 계약을 해지하는 사례가 빈번하다는 지적이다.

상가 임차인들은 하루가 급한 입장이지만, 서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현재 제출 단계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서 의원실은 "선거 전 4월 임시국회에서 논의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심사를 하지 못했다"며 "국정감사 기간이 후 법안심사 때 계속 논의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상가 세입자 보호를 위해 임차기간을 5년까지 보장하는 임대차보호법 적용 대상도 확대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법은 환산보증금(보증금+월세×100)이 4억원 이하인 경우에만 적용되기 때문.

실제 서울시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2월까지 5052개 상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평균 임대기간은 1년7개월에 그쳤다. 첫 계약시엔 임대차보호법의 보호를 받았지만, 임대료가 계속 오르면서 법적 보호를 못 받는 상인이 대다수로 나타난 것. 이들 가운데 대부분은 초기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했다.

서 의원은 "현행법은 상가임대시장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비현실적인 적용범위와 독소조항 등을 담아 사회 곳곳에서 고통 받는 임차상인들이 계속 양산되고 있다"며 "불공정한 임대차관계를 개선해 상가임차인들에게 안정적인 영업기회를 보장하고, 임대차기간 영업이익을 통해 초기 투자자금을 회수하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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