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급일수록 입법활동 안한다?…안철수는? 김무성은?

[the300]19대 전반기 법안발의 안철수 8건…김무성·정몽준 3건…문재인 2건

선수(選數)가 높고 거물 정치인 일수록 입법 활동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한 것으로 인식돼 왔다. 이를 당연시 여기는 분위기는 국회의 입법정책 활동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을 떨어뜨리는 결과로도 작용했다. 그러나 국회의 위상이 높아지고 입법 기능이 강화되면서 입법 활동에 대한 거물급 정치인들의 태도도 달라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9대 국회 들어 변화의 가능성이 엿보이고 있다. 정책과 입법 활동에 보다 비중을 두고 활동하는 당 대표, 대권주자 들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새정치'를 기치로 국회에 입성한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대표적이다. 1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안철수 대표는 지난해 4월 재보선으로 국회에 입성한 후 총 8건의 법안을 발의했다. 건수로만 보자면 많은 편은 아니다. 

그러나 지난해 재보선으로 당선, 다른 의원들에 비해 활동 기간이 1년 적었다는 점, 대권주자이면서도 상임위 활동에 비교적 충실했다는 점, 당 대표를 맡은 후에도 꾸준히 법안을 발의했다는 점 등은 기존 정치 문화에 비춰 봤을 때 새롭다는 평가다.

특히 소속 상임위인 보건복지위 활동을 바탕으로 복지 제도의 미비점을 개선하고자 한 노력이 엿보인다. '송파 세 모녀' 사건으로 복지 사각지대 해소의 필요성이 대두되자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 발의에 앞장섰고 '염전노예'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해 보건복지부에 대책을 요구한 후 '장애인 인권침해 방지 및 피해장애인 보호 등에 관한 법률안' 제정에 앞장섰다.

박근혜 정부 들어 복지가 주요 정책 아젠다가 된 만큼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기 위한 구호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제도 개선을 위한 입법에 직접 나섰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여권에서는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의 입법 활동이 눈에 띈다. 김무성 의원의 경우 안 의원과 마찬가지로 재보궐선거로 19대 국회에 들어와 국회 활동이 짧았다. 발의 법안 수는 안 의원보다도 훨씬 적은 3건에 불과하다. 그러나 각종 공부모임과 정책 간담회 등을 통해 정책적 고민을 법안으로 담아냈다는 점이 의미있다.

그가 19대 국회에서 1호 법안으로 발의한 '국가재정법' 개정안은 무분별한 복지 확대를 제어할 수 있도록 재정 건전성을 담보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담았다. 대선 후 그리스를 비롯해 재정 문제를 겪고 있는 유럽 국가들을 직접 돌아보고 국내로 돌아와 10여 차례 이상 대학과 방송아카데미 등에서 ‘국가 재정건전성 유지 속의 복지 관리’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면서 국가 재정 관련 법률의 미비점을 마련했다.

또 지난달 발의한 심야시간에 유료도로를 이용하는 화물차에 대한 통행료를 확대하는 내용의 '유료도로법' 개정안 등은 철도노조 파업 중재를 이끌어 낸 후 운송 교통 관련 종사자들과 꾸준히 비공개 간담회를 가진 결과물이다. 김 의원은 19대 국회 복귀 후 정치 개혁과 정책 아젠다 구축에 뜻을 두고 여러 공부모임을 주도하는 등 정책 활동에 비중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의 다른 유력 주자인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상대적으로 법안 발의가 뜸했다가 최근 사회적가치 기본법 발의를 준비 중이다. 지금까지 문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 건수는 2건으로 모두 대선 이전 실적이다. 지난 2012년 9월 청년고용 확대를 위한 '청년고용촉진 특별법' 개정안과 '부담금 관리 기본법' 개정안을 각각 발의한 후 법안 발의 활동이 끊겼다.

이 밖에 서울시장 출마로 의원직을 사퇴한 7선의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이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 3건의 법안을 발의했으나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새누리당 한 중진의원실 관계자는 "미국 의회는 선수가 높아질 수록 법안 발의도 많아지고 입법 전문성도 높아지는 반면 우리나라 중진의원들은 법안보다는 정무적 활동을 중시하게 되고 상임위 활동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는 결국 정책보다는 자당 이익을 중시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점에서 문제점을 지적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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