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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동원 기자 16일 오전 9시께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남서방 1.7마일 해상에서 인천에서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6852t급 여객선 세월호가 침수 중이라는 신고가 해경에 접수됐다. 배가 침몰하고 있는 모습 (해양수산부 제공) 2014.4.16/뉴스1

승객의 안전은 뒤로한 채 자신만 살겠다고 배를 버리고 탈출한 세월호 선장 이준석씨. 그는 8개월 단기계약을 맺은 월 270만원짜리 비정규직이었다.

세월호 항해사와 기관사의 월급은 200만원 미만이었고 갑판부와 기관부 직원 17명 중 비정규직은 12명이나 됐다. 승무원은 29명 중 절반이 넘는 15명이 계약직이었다.

세월호 선원 상당수가 안전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비정규직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승객의 안전을 책임지는 업무 종사자를 정규직으로 한정하자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28일 국회에 따르면 이명수 새누리당 의원(충남 아산)은 교통 관련 업무에 비정규직 근로자를 배치할 수 없도록 하는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호보 등에 관한 법률’을 입법 준비 중이다.

법률안에 따르면 여객운수사업, 철도사업, 해상여객운송사업, 항공운수사업 등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당하는 업종에 대해 기간제근로자 채용이 금지된다. 만약 사업주가 이를 위반하는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앞서 김경협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부천 원미갑)도 선원 등 국민의 안전과 생활에 밀접한 관련 업무 종사자에 대해 기간제 근로자 사용을 금지하는 개정안을 내놨다. IMF 이후 재무구조가 취약해진 선박업계는 선원직의 1년 미만 단기 근로계약을 선호해왔다. 보편화된 선박업계의 비정규직 채용이 관련 종사자의 안전의식과 교육 집중도를 감쇄시킨다는 해석이다.

이명수 의원은 “선박 뿐 아니라 항공기, 철도, 버스 등 모든 운송수단까지 영역을 확대하자는 것”이라며 “업무이해도 측면이나 안전 교육의 연속성을 고려하면 비정규직으론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행법상 선원이나 건설공사 현장, 간호조무사 등 일부 직종에 한해 파견을 금하고 있긴 하지만 비정규직 채용은 허용해왔다.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치러야 한다는 점은 고민거리다. 일례로 국내 내항여객선의 경우 전체 선원의 네명중 세명이 비정규직이다. 당장은 교통분야 안전 연관 업무 직종에 국한되지만 추후 비정규직 철폐로 확대될 수 있어서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격차를 인위적으로 해소하는 데 드는 비용은 국민총소득의 3.2%에 해당하는 연 21조7000억원에 이른다.

이에 한 재계 관계자는 “끝까지 승객들을 챙긴 고 박지영씨는 비정규직 사무원이었다”며 “세월호 사고의 원인이 비정규직 문제라기 보다 직업에 대한 소명의식의 문제”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