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저승사자' 김재원...그의 숨은 병기는?

[the300]

이현수 기자 | 입력 : 2014.05.28 08:31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 / 사진=뉴스1 박철중 기자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유병언 저격수'로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판매를 통한 500억원 비자금 조성 의혹도, 미국법인 아해프랑스로 외화를 불법 반출한 의혹도 모두 김 의원이 제기해 세상에 알려진 것.

27일 김재원 의원실에 따르면 세월호 사고가 터진 직후 이날까지 김 의원실에서 발표한 유씨 관련 자료는 13건이다. 지역구 제보는 물론이고 관련 회사 공시, 감사보고서, 기관 자료를 샅샅이 뒤진 결과.

김 의원은 특수부 검사출신으로, 부산지검과 포항지청 서울지검에서 검사를 지내면서 쌓은 인맥들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진다. 김 의원실에는 오랜시간 호흡을 맞춰온 공인회계사 출신 정책보좌관을 비롯 경제전문가가 포진하고 있다.

◇감사보고서·공시 "나와있는 정보 들여다보니"
유씨가 사진판매로 500억원의 비자금을 챙긴 의혹은 세모 계열사인 천해지 감사보고서를 뜯어보는 과정에서 나왔다.

천해지가 2013년 11월 유 전 회장의 사진작품 판매를 담당하는 헤마토센트릭라이프연구소를 인수했는데, 당시 헤마토 재무제표상 보유한 사진값과 미리 지급한 사진 구입비가 49억원으로 전체자산의 90%를 차지한 것. 유씨는 이런 식으로 1점당 4200만원, 총 500억원 어치의 개인 이득을 챙긴 의혹을 받고 있다.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실 제공

김 의원은 유씨의 외화 불법반출 의혹도 제기했다. 이는 프랑스 기업정보 사이트 소셰테닷컴과 천해지의 감사보고서에 따른 것. 유씨 일가 관계회사들이 71억원을 송금해 2012년 3월 '아해프레스프랑스' 설립했고, 출자금과 국내 사진 수입대금 225억원 등 총 296억원이 해외로 유출됐다. 돈의 흐름은 계열사→'헤마토' '천해지'→해외현지법인→유씨일가로 정리된다.

검찰은 회사돈으로 유씨의 사진을 고가에 사들이고, 유씨 일가가 소유한 서류상 회사에 회사 자금을 지급한 혐의로 유씨 측근인 고창환(67) 세모 대표와 변기춘(42) 천해지 대표에 구속영장을 청구한 상태다.

◇소식지, 월간지, 주소, 국회도서관…
김재원 의원실의 정보력은 '네티즌 수사대'를 뛰어 넘는다. 유씨와 관련된 회사를 찾아내기 위해 인터넷 자료는 물론이고 국회도서관을 찾아 80년대 자료까지 파헤쳤다. 이 과정에서 청해진해운, 영농조합으로 변신한 한국녹색회,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핵심인물이 유병언 전 회장이란 점이 증명됐다.

특히 1984년 3월 발행된 원두막에는 "제호 원두막은 삼우트레이딩 유병언 사장님께서 지어주셨읍니다"라고 명시돼있어, 유 사장이 한국녹색회 설립 초기부터 주도적 역할을 했음이 드러났다.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실은 "1984년 3월 25일 발행된 원두막 제2호 및 4월 29일 발행된 제3호 1페이지에 아래와 같이 '제호 원두막은 삼우트레이딩 유병언 사장님께서 지어주셨읍니다'라고 명시돼 유병언 사장이 한국녹색회 설립 초기부터 주도적인

◇지역구 제보
김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경북 군위군, 의성군, 청송군의 제보도 적극적 받아냈다. 청송군의 농지 수십만 평을 사들인 '보현산영농조합법인'이 유 전 회장의 차명재산일 의혹을 제기했는데, 이는 영농조합 관계자들이 청해진해운 명함을 내밀었다는 주민 증언에 따른 것이다.

이외에도 옥청영농조합법인은 의성군 옥산면 등에 17만7073㎡ 토지를 보유했는데, 대표이사가 금수원에 주소지를 두고 있어 유씨의 차명재산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의성 지역주민들은 부부 2명이 5만평이 넘는 농지를 관리하고 있다고 제보했다. 두 영농조합법인을 통해 만들어진 유씨 비자금 추정액은 94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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