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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철중 기자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오른쪽), 이완구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5차 상임전국위원회에서 악수하고 있다. 2014.5.14/뉴스1 |
'어당팔'. 어수룩해 보여도 당수가 팔단이라는 뜻이다. 14일 2년의 임기를 꽉 채워 끝내고 당권을 내려놓는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최고위원의 별명이다. 항상 웃는 얼굴을 하고 있지만 '내공'은 보통이 아니라는 뜻이다.
집권여당의 수장 자리를 이례적으로 2년 동안이나 지켰지만, 그에겐 퇴임이 끝이 아니다. 새로운 꿈을 향한 도전이 이제 막 시작됐다. 바로 '국회의장'의 꿈이다.
황 대표는 이날 기자와 만나 "국회의장 경선에 나간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제 19대 국회 후반기를 이끌 차기 국회의장 자리를 놓고 정의화 전 국회 부의장과 '일합'을 겨루게 됐다.
6.4 지방선거 공천을 앞두고 5선의 황 대표에 대해 일각에서는 '인천시장 차출론'을 제기했지만 당시 황 대표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때 이미 그의 눈은 '국회의 좌장' 자리를 향하고 있었다.
지난 2년 황 대표가 당을 이끄는 동안 새누리당은 '선거 불패'의 역사를 썼다. 2012년 대선도 그 중 하나였다. 황 대표의 최대 치적이라면 치적이다.
그러나 황 대표가 이룬 것으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게 있다. 바로 '국회선진화법', 이른바 '몸싸움 방지법'이다. 황 대표가 '국회선진화법' 통과를 주도한 것은 원내대표 시절이지만 이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것은 대표를 맡고 있을 때다.
국회선진화법이 시행된 뒤 지난해 국회가 가결시킨 안건은 924건으로 2012년 666건에 비해 약 40% 늘었다. 몸싸움은 없었다.
황 대표의 정치력이 빛을 발한 것은 지난해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공방 당시였다. 이 문제로 정부·여당과 야당의 대치가 극한으로 치닫던 지난해 9월 황 대표의 주도로 '대통령-여야 대표 간 3자회담'이 성사됐다. 황 대표는 이를 통해 국정원 개혁 특위 설치 합의 등을 이끌어내며 '중재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황 대표는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과 김기춘 비서실장을 거치지 않고 박근혜 대통령과 직접 통화하는, 여권에서 몇 안 되는 '실세' 중의 '실세'라는 말도 나온다. 여당 대표 재임 중 원만한 당청관계를 이끌었다는 평가와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동시에 여당이 지나치게 청와대에 끌려다닌다는 평가도 피할 수 없었다.
판사 출신인 황 대표는 1996년 차관급인 감사원 감사위원으로 공직 생활을 마무리한 뒤 1996년 이회창 선거대책위 의장 비서실장으로 정치권에 입문했다.
황 대표는 그해 15대 총선에서 국회의원에 당선한 뒤 19대까지 내리 5선을 했다. 2011년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지낸 데 이어 2012년 4·11 총선 직후 5·15 전당대회에서 대표로 선출됐다.
당 대표에서 물러나는 이날 서울 여의도 모 식당에서 만난 황 대표는 여전히 휴대폰을 손에서 내려놓지 못했다. "인수인계가 아직 덜 끝났다"는 황 대표는 이날 점심을 단 10분 만에 해치운 뒤 서둘러 당사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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