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개발언에서 朴心까지…울먹인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확정되기까지 우여곡절

황보람 기자 | 입력 : 2014.05.12 17:51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로 정몽준 의원이 낙점됐다. 후보 경선 과정에서 막내 아들의 세월호 희생자 가족 '미개 발언'과 타 후보의 '박심 마케팅'으로 홍역을 치렀지만 대세에 흔들림은 없었다.

12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자 선출대회에서 정 의원은 국민참여선거인단의 현장투표(대의원 20%, 당원·국민선거인단 각 30%)와 여론조사(20%)를 합쳐 총 30198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김 전 총리와 이 최고위원은 각각 958표와 342표를 얻어 뒤를 이었다.

예견된 '승리'였다. 정 후보는 후보자 사이 여론조사에서 단 한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지난 3월 17일 중앙일보와 한국갤럽이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첫 여론조사에서 정 후보는 38.0%로 김 후보(18.1%)와 이 후보(5,5%)를 크게 따돌렸다. 이 흐름은 새누리당 후보 선출까지 이어졌다.

서울시장에 출사표를 내면서 정 후보가 던진 비장의 카드는 '차기 대선 불출마 선언'이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일하지 않는 시장'과 비교해 '일자리와 복지를 챙기는 일복시장'을 기치로 내걸었다. 서울시에서 연이어 터진 사고를 들어 '안전 예산'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공약도 내놨다.

서울시장으로 가는 여정에 흔들림도 있었다. 가장 큰 리스크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을 향한 막내 아들의 '미개 발언'. 정 후보는 즉각 사과하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이후 정 의원의 아내인 김영명씨가 서울 중랑구청장 후보 캠프를 방문한 자리에서 아들의 발언을 두고 "시기가 안 좋았다"는 취지로 답한 것이 알려지면서 또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김씨는 이날 방문으로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경찰에 고발 당하기도 했다. 정 후보는 이날 후보 확정 후 가진 수락연설에서 아들의 발언을 언급하며 울먹이기도 했다.

김 후보의 이른바 '박심 논란'도 '비박'으로 분류되는 정 후보에겐 악재로 작용했다. 김 후보 측은 정 후보가 우세한 판세를 뒤집기 위해 "대통령이 출마를 권유했다"며 '박심'을 내세웠다. 하지만 이 후보 측에서 "대통령을 흔드는 발언"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고 야당도 일제히 '탄핵감'이라고 맞받으면서 김 후보가 오히려 공세에 몰리는 결과를 낳았다.

경선 과정에서 각종 '네거티브' 화살도 정 후보의 몫이었다. 현대중공업 주식 백지신탁 문제는 꾸준히 도마에 올랐다. 특히 김 후보 측과는 선거법 위반 등으로 고소·고발을 주고 받으며 기싸움을 벌였다. 정 후보 측은 지난 8일 고소·고발을 모두를 취하하면서 '경선 이후'를 관리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론적으로 '실언'도 '박심'도 정 후보를 흔들지는 못했다. 정 후보는 이제 박 시장과의 정면대결을 앞두고 있다. 초기 일부 여론조사에서 간발의 차로 박 시장을 앞섰던 것을 제외하면 계속 열세다. 한국갤럽이 지난 7일 발표한 서울시장 가상대결(신뢰범위±3.5%포인트)에서 정 후보는 39.2%를 얻어 45.6%를 차지한 박 시장에게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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