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의사자 지정' 요구 뜨거운데…국회서 낮잠자는 법안들

의사자 지정요건 완화·유가족 위로금 증여세 면제, 논의조차 안돼


여야 의원들과 국무위원들이 지난달 2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세월호 희생자들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세월호 침몰 참사 당시 생명을 걸고 승객의 목숨을 구한 영웅들을 의사자로 지정해야 한다는 요구가 뜨겁지만 정작 의사자 관련 법안들은 국회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

 

의사자 지정 여부는 보건복지부가 해당 지자체에서 신청서를 받고 심사를 거쳐 결정하지만, 의사자 지정 요건을 완화하거나 유족 위로금의 증여세를 면제하는 등 실질적으로 의사자 및 유가족을 지원하는 법안들은 국회에서 제대로 논의조차 안 된 상태다.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해 6월 발의한 '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대표적이다. 이 개정안은 타인을 돕다가 숨진 의사자의 유족이 위로금을 받을때 부과받는 증여세를 면제하는게 골자다. 

 

지난해 11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법안소위에 상정됐지만 다른 법안에 밀려 논의조차 안 됐다.

 

현행법에 따르면 △언론을 통하지 않고 의사자에게 위로금을 전달하거나 △사회통념상 위로금 금액이 과다하다고 여겨질 경우 국세청은 위로금을 받는 유족들에게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다.

 

실제로 시민을 구하려다 순직한 경찰공무원의 유가족에게 한 대기업이 5억의 위로금을 전달하겠다고 하자 국세청이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것보다 많은 금액'이라는 이유로 9000만원의 증여세를 부과한 바 있다.

 

이에 윤 의원은 "미망인과 중고생 자녀가 3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큰 금액은 아니라고 봐야 한다"면서 "'사회통념상'이라는 항목은 해석에 따라 자의적 판단이 가능하다. 금액과 상관없이 위로금에 대한 증여세를 면제해 법률의 자의성과 모호성을 차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단원고 교사인 고(故) 남윤철씨와 세월호 승무원인 고 박지영씨 등 의사자 유가족에 대한 위로금이 재계와 사회복지단체, 각종 시민단체에서 전달되고 있는 상황이라 법안 처리가 더더욱 시급하다.

 

아울러 의사자 지정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의 '의사상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발의만 된 상태다.

 

박수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충남 공주)이 발의한 이 법안은 타인의 불법행위로 사망한 경우라도 이를 계기로 다수의 인명을 구조하는 효과가 있을때에는 대통령령으로 의사자로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7월 충남 태안의 사설 해병대 캠프에서 일어난 사고로 인해 목숨을 잃은 학생들이 의사자로 선정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법안이다.

 

현재 의사자 신청요건은 타인의 구조활동을 하다가 사망한 경우만으로 한정되고 있다. 이에 따라 당시 해경은 5명 학생 중 2명만 의사자 대상으로 선정했다.

 

하지만 태안 사고로 인해 전국 모든 학교들이 정부에서 인가된 수련시설을 이용하고 인증된 프로그램만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수많은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었다는게 박 의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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