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틀맨 의원이 된 투사, 유일한 '안희정계'-박수현

[the300]대한민국 의원사용 설명서

편집자주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과 관심사, 경력을 입체적으로 분석해 드립니다 . 의원의 경쟁력과 정치적 미래, 뿐만 아니라 국민의 '심부름꾼'을 어떻게 '사용'해야 우리 사회가 한걸음 나아가고 우리의 삶이 업그레이드 될 수 있을지, 분야별 '파워분석'을 통해 보여드립니다.

"너 이리 나와".

'6월 항쟁'이 있던 1987년 3월. 서슬퍼런 군사독재 시절이었다. 스물넷의 한 서울대 학생은 영문도 모르고 버스 안으로 들이닥친 경찰에 연행됐다. 손과 발이 묶이고 눈도 가려졌다. 그렇게 5시간쯤 달렸을까. 사흘 밤낮을 얻어맞고 또 얻어맞았다. '이렇게 죽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때쯤 경찰은 그를 어딘가에 버렸다. 눈을 떠보니 새벽 남영동 길거리였다. 그는 마지막 힘을 내 행인에게 돈을 빌려 근처 공중전화에서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죽은줄만 알았다"며 눈물을 흘리던 아버지도 '민주 투사'가 됐다.

정치권에서 '젠틀맨'으로 통하는 박수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충청도 양반처럼 얌전한 사람"으로만 본다면  오산이다. 박 의원은 학생운동을 주도하다 군대에 끌려갔고, 군대에서 제대하자마자 경찰에 연행돼 갖은 고초를 겪은 굴곡진 인생을 살았다. 그의 뚝심과 오기, 인내심은 그때 더욱 단련됐고, 역설적으로 '젠틀맨'이 되는 자양분이 됐다.

그는 2005년 충남 공주에서 국회의원 출마를 선언한지 8년만에 당선됐다. 정치권에 발을 들인건 그의 나이 33세, 입법보좌관을 맡으면서다. 입법보좌관 평균연령이 40세 이상이던 시절이라 그는 '젊은 보좌관'으로 주목을 받았다.

현장에서 실무경험을 쌓은 그는 이후 안희정 충남도지사 후보의 총괄선대본부장을 맡게 되면서 안 지사와 '각별한 인연'을 맺게 된다. 그는 현재 새정치연합 내 유일한 '안희정계'를 자처한다.

박 의원은 안 지사와 서로 '사랑하는 친구'라고 부를 정도로 친분이 매우 두텁다. 일주일에 2번 정도는 도지사 관사 마당에서 모닥불을 피워놓고 막걸리를 마실 정도다. 술은 박 의원이 더 잘한다. 하지만 안 지사는 술이 취해도 끝까지 버틴다.  그러다가 박 의원이 "이제 들어가서 자" 그러면 바로 "그래"하고는 들어가버린다. 안 지사의 술버릇이다.


박수현 새정치연합 의원/사진=뉴스1

[프로필]
△충남 공주(50) △공주사대부고-서울대 서양사학(중퇴) △한국방송통신대 행정학 학사-연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안희정 충남도지사후보 총괄선거대책본부 본부장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이사 △충청남도 정책특별보좌관 △민주통합당 충남도당 세종시특별위원회 위원장 △제19대 국회의원 △국회 허베이스피리트호유류피해대책특위 간사 △국토교통위원회 위원 △새정치민주연합 충남도당 위원장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변인


[키워드]원내대변인

말은 내면의 거울이다. 말은 그 사람의 인격과 품격을 보여준다. 잘나가다 말 한 번 잘못해 나락으로 떨어진 정치인들이 한 둘이 아니다.

 

당의 입 역할을 하는 대변인은 말을 더더욱 조심해서 해야 하기 마련.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8일까지, 6개월간의 짧은 대변인 생활이었지만 박 의원은 기자들 사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 2월에는 국회를 빛낸 바른 언어상 '대변인상'을 수상했다. 한국정치커뮤니케이션학회가 사실성·공익성·품위성을 기준으로 지난 1년간 모니터링해 후보군을 뽑았다. 투표는 국회 출입기자단이 했다. 지난해에는 '품격언어상'을 받았다. 2년 연속 수상이다.

 

[연관검색어] 고속버스 의원실

고속버스 의원실.

그가 당선 직후부터 지금까지 의정활동 내용을 모아서 쓴 자서전 제목이다. 거의 매일 공주에서 서울까지 고속버스를 타고 출퇴근을 한다. 공주에는 기차역이 없기 때문에 서울 등 다른 지역에 가려면 무조건 고속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공주와 외부를 이어주는 '나들목'이다.

그래서 고속버스는 자연스레 주민들과 만나는 공간이 됐다. 버스 안에서 직접 주민들의 어려움을 듣고 해결한다. 안 지사를 찾아가 버스민원 예산을 따낸게 대표적인 일화다. 그렇게 버스에서 접수한 민원 가운데 해결한 것만 80여건이다.

 

[입법 활동]
임대주택법, 부도공공특별법, 보금자리특별법은 '부도임차인 구제를 위한 3법'으로 불린다. 모두 박 의원이 발의하고 주도했다. 부도 임차인의 권리 보호를 위한 법적 안정장치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지난해 4월 발의한 임대주택법은 민간 임대사업자가 준공공임대주택으로 등록을 하면, 의무 임대기간(10년) 준수와 임대료 인상률 규제 등의 제한은 받지만 취득세·재산세·양도세 등 세제 감면의 혜택을 받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 개정안은 5월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최근 무주택 서민의 주거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도입 필요성이 큰 제도로 평가받았다.

 

 지난 3월에는 임대사업자의 등록범위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호수 이상의 주택임대사업을 하기 위해 등록한 자'에서 '영리를 목적으로 주택을 임대한 자'로 확대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재 임대사업자의 임대보증금에 대한 보증 가입은 의무사항이지만, 임대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은 경우 보증 가입을 안해도 별다른 처벌규정이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임대보증금 보험 가입 의무를 강제하도록 했다.

 

부도공공건설임대주택 임차인 보호를 위한 특별법은 부도 임차인을 구제하기 위해 LH공사 등이 부도임대주택을 매입한 후 분양전환 개시일을 축소하는 내용을 담았다.

 

보금자리특별법은 부도공공특별법 시행 이후에 발생한 부도 주택에 거주하는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한 내용이다.

 

[그 주변엔 누가?]
안희정 : 박 의원의 친구이자 정치적 동지.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박 의원을 정책특별보좌관으로 임명, 세종시 개발에 대한 자문을 듣기도 했다. 현 충남도지사이자 6·4 지방선거에서 재선을 노리고 있다. 야당 내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손꼽힌다.

 

양승조 : 새정치연합 최고위원. 지역구는 충남 천안시갑. 박 의원의 후원회장을 직접 맡고 있다. 양 최고위원 역시 6·2 지방선거때 안 지사 밑에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다. 충남도당위원장을 맡다가 2012년 5월에 박 의원에게 위원장직을 넘겨줬다.

 

김태흠 : 박 의원과 '호형호제'하는 20년지기 선후배 사이. 둘 다 같은 시기에 국회에서 보좌관 생활을 시작했다. 충남도지사 밑에서 지방행정 경험을 쌓았다는 공통점도 있다. 김 의원은 이완구 의원 충남지사 시절 정무부지사였고, 박 의원은 안희정 지사 밑에서 정책보좌관을 지냈다. 두 사람 모두 선거에서 낙마, 오랫동안 '야인'으로 지냈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이후 나란이 19대 국회에 입성했다. 소속 상임위(국토위)까지 똑같다. 비슷한 시기에 여야 원내대변인도 각각 맡았다.


[이 한장의 사진]


 

[아쉬움]

'무난하다'는 평가는 자칫 '한방이 없다'는 걸 의미할 수도 있다. '안희정계 사람'이라는 이미지는 장점이자 한계가 될 수 있다.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어야 하는게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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