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목적의 차명 금융거래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면 과태료 외에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게 하는 새 금융실명제법이 이르면 내년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현행법은 차명거래를 하더라도 조세포탈 등 차명거래에 따라 이뤄지는 다른 범죄만 처벌할 수 있었다. 개정법은 불법 목적인 경우 차명거래 자체를 제재한다.
금융 관련 법률을 다루는 국회 정무위원회는 30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금융실명제법(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가결했다.
개정안은 일반적인 차명거래는 허용하되 재산은닉 등을 위한 불법 차명거래만 법률에 열거, 금지하는 방식이다. 금융거래가 통상 실권리자, 명의자, 금융기관 등 3자의 거래이므로 법이 개정되면 불법 차명거래시 3자가 모두 처벌된다. 형사처벌은 5년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 이와 별도로 차명거래 건당 최대 3000만원의 과태료도 물게 된다.
또 지금은 금융회사가 거래 당사자의 신분만 확인하면 되지만 앞으로 실소유자도 확인해야 한다. 이를 위해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이른바 FIU법 개정안도 이날 법안소위를 통과했다.
금융실명제법 개정안은 국회를 최종 통과하면 정부가 공포한지 6개월 뒤 시행한다.
정무위 법안소위는 이밖에 개인 신용정보 유출방지와 피해보상 방안을 담은 '신용정보 3법'도 가결했다. 카드사 등 개인신용정보 관리회사가 이를 유출해 피해를 입혔을 경우 피해액의 3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을 물도록 하는 신용정보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 금융지주회사 계열사간 개인정보 공유를 금지하는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 공인인증서 사용 강제 조항을 삭제하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 등이다.
이들 세 종류 법안은 올초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대책입법 가운데 하나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개정법 시행 후 첫 정보 유출 사례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개인정보 위탁시 암호화 등 준수사항도 강화했다.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로 나뉜 산은을 재통합하는 한국산업은행법 개정안(통합산은법)도 가결했다. 산은 민영화를 중단하고 산은의 정책기능 성격을 명확히 하기 위해 소관업무를 구체적으로 규정했다.
영세·중소 카드가맹점의 신용카드수수료를 낮추는 내용의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도 가결했다. 연매출 2억원 이하 영세가맹점과 2억~3억원 규모의 중소가맹점을 나눠 평균보다 낮은 수수료를 내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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