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송파 세모녀' 구하라…여·야 치열한 복지전쟁 예고

여야, 복지 사각지대 해소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 추진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가 27일 오후 서대문구청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1호 법안(일명 세모녀 법안) 현장간담회를 마친 후 연희동의 한 취약계층을 방문해 이인숙(61)씨와 대화하고 있다.

'세 모녀 자살사태 방지법안'은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리는 4월 임시국회는 선거 '표심'잡기와 맞물려 복지 관련 법안이 최우선 처리 대상이 될 전망이다. 새누리당이 '효도연금'이라 내세워 온 기초연금법 처리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새정치민주연합이 1호 법안으로 발의한 이른바 '세모녀' 3법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제도 개선 논의도 불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한길·안철수 새정치연합 공동대표는 지난 28일 국회 의사과를 방문해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 긴급복지지원법 개정안, 사회보장·수급권자 발굴과 지원에 관현 법률 제정안 등 3개 법안을 제출했다. 복지사각지대에 처한 사회 빈곤층을 적극 발굴하고 지원해 '서울 송파 세 모녀 자살사건'과 같은 비극을 막겠다는 취지에서다.

이에 비해 새누리당은 기초연금법과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장애인 연금법 등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복지3법'에 대한 조속한 처리를 주장하고 있다. 복지 사각지대 해소와 경제적 약자의 빈곤율을 줄인다는 큰 틀에서 야당과 큰 차이가 없다는 입장이다.

◇"제2의 '송파 세 모녀'를 구하라."
'서울 송파 세 모녀 자살사건'으로 복지 사각지대 해소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면서 기초생활보장 수급대상을 확대하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새정치민주연합이 1호 법안으로 추진한 일명 '세 모녀' 3법 또한 이를 가장 중요하게 다뤘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직접 발의한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은 소득인정액 기준은 충족하지만 부양의무자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기초생활보장 대상에서 탈락하는 일이 없도록 부양의무자 기준을 대폭 완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송파 세 모녀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신청을 했더라도 부양의무자의 추정 소득 때문에 선정될 수 없다는 지적에 따라 부양의무자의 소득환산액 기준을 최저생계비가 아닌 중위소득으로 완화하는 것은 물론 질병이나 교육, 가구 특성 등으로 실제 소득보다 줄어드는 점까지 고려도록 했다.

또한 일정 기준 이상의 소득이 있다 하더라도 일용 근로자인 경우엔 부양능력을 인정하지 않도록 했다. 사고나 병 등으로 일을 할 수 없어 수입이 끊겨도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다. 송파 세 모녀의 모친도 식당일로 딸들을 부양해 오다가 다쳐서 일을 쉬게 돼 생계를 꾸려나가기 힘들어지면서 상황이 악화됐다.

이와 함께 부양의무자 범위에서 직계혈족의 배우자, 즉 며느리와 사위를 뺐다. 과거와 달리 결혼에 의한 가족 관계의 결속력이 느슨해진 만큼 직계혈족의 배우자를 부양의무자에 포함하는 것은 현실과 괴리감이 있다고 안 대표 측은 판단했다. 안 대표 측은 사위나 며느리에게 경제적 도움을 받지 못하면서도 부양의무자의 존재 때문에 기초생활보장 수급대상에서 제외된 수가 약 3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식당일? 당뇨? 생계따로 의료따로 '맞춤형 지원'

새누리당에서 준비한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 역시 수급 대상의 대폭 확대를 위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부양의무자 기준에 대해서는 안 대표 발의법안과는 바라보는 시각차가 다소 크다.
↑유재중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에 따른 개별급여 전환.


유재중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안 대표 법안과 달리 부양의무자 기준은 현행대로 유지하되 부양의무자 소득기준을 단계적으로 현실화해 상향 조정하겠다는 정도다. 대신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맞춤형 개별급여'로의 전환을 통해 실질적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수급자와 수급액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즉, 이제까지는 소득이 최저생계비 이하일 경우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해 기본 생계와 주거와 의료 등에 필요한 비용을 통합해 지원하는 '일괄급여'로 이뤄지고 있다. 앞으로는 중위소득(전체 가구를 소득에 따라 줄세웠을 때 정가운데에 해당하는 가구소득)을 기준으로 생계급여(중위소득 30% 이하)와 주거급여(43%), 의료급여(40%) 등으로 나눠 해당 상황에 따라 지원 대상과 범위를 달리하는 개별급여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개별급여 전환으로 당장 올해에만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수가 37만명 늘어난 176만명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있다. 다만 개별급여 마다 다른 기준이 적용되면서 오히려 기초생활보장 대상에서 탈락하거나 수급액이 줄어드는 경우도 발생해 이에 대한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일각에선 약 29만명이 또다른 사각지대에 처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또한 송파 세 모녀 사건에서 부양의무자 기준의 불합리성이 드러났음에도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새누리, "우리 법안과 비슷해" vs 새정치, "글쎄…"

여야 모두 복지 관련 법안의 조속 처리를 다짐하고 있지만 세부 내용에서의 조율 과정이나 복지 아젠다 선점 경쟁 등으로 치열한 신경전이 예고되고 있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새정치연합이 발의한 복지3법에 대해 "내용을 보면 새누리당이 발의한 법안들과 대동소이하다"며 "여야 간에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내용이므로 4월국회에서 원만한 합의 처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안 대표 측 관계자는 "새정치연합의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수급 선정에 걸림돌이 되는 기준들을 대폭 완화해 복지 사각지대를 획기적으로 해소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면 새누리당 법안은 맞춤형 급여와 자활지원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목표하는 바가 다소 다르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기본적으로 송파 세 모녀 사건과 같은 비극이 재발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기 때문에 새누리당이 양당 법안이 대동소이하다고 말한 것을 긍정적인 신호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하반기부터 여야의 극명한 입장차로 표류해 온 기초연금법도 여야정 협의체의 재가동을 통해 법안 통과에 청신호가 켜졌다. 기초연금법 논의를 위한 여야정 협의체는 오는 31일 열려 국민연금 가입기간 연계 방안과 수급 대상 확대 등을 검토한다.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은 기초연금 7월 지급 무산 가능성을 놓고 각각 상대당을 '불효정당'이라 칭하며 책임 공방을 벌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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