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서울시장 경선 개막…신경전도 '점화'

이혜훈 첫 출마선언 "경제 혁명 일으키겠다"…정몽준은 '박심(朴心)' 논란에 견제구

진상현 김태은 김성휘 | 입력 : 2014.02.11 16:12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이혜훈 최고위원, 정몽준 의원, 김황식 전 총리(사진 왼쪽부터)

이혜훈 최고위원이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의 막이 올랐다. 정몽준 의원, 김황식 전 총리 등 중량감 있는 인사들의 출마가 예상되는 가운데 '박심(朴心·박근혜 대통령의 의중) 마케팅' 논란이 벌어지면서 후보들간의 신경전도 일찌감치 점화됐다.

이혜훈 최고위원은 11일 서울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6.4 지방선거 서울시장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새누리당 내 서울시장 후보 출마선언은 이 최고위원이 처음이다.

이 최고위원은 "서울시장에 가장 바라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서울시민의 78%가 경제문제라고 답한다"면서 "경제혁명을 일으키는 첫 서울시장이 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 최고의원은 "결국은 경제다. 경제통 이혜훈 만이 풀 수 있다"면서 서울의 △경제혁명 △안전혁명 △주거혁명 △문화복지혁명 △삶트 질 혁명 등 '5대 공약'을 제시했다.

이 최고위원은 박원순 현 서울시장에 대해서는 "취임하면서 '아무것도 안하는 걸 자랑으로 여기겠다'고 말씀한 것을 기억한다"며 "삶이 편안해지도록 바꾸기 위해 1년 365일 24시간 뛴 분이라고 생각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서울시장 출마를 적극 검토 중인 정몽준 의원은 '박심' 논란에 견제구를 날렸다. 정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통일경제교실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서울시장 후보를 두고 친이(친 이명박)계와 친박(친 박근혜)계 간 갈등 가능성에 대해 "그렇게 걱정하는 분들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친박'은 당에 부담에 되고 국민들이 실망을 느끼게 하는 안좋은 표현"이라며 "친박이라기보다는 우리나라는 대통령 중심제인데 청와대 의중을 특별히 전달받았다는 듯 암시하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최고위원은 앞서 지난 10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전 총리에 대한 당내 친박(친 박근혜)계 인사의 지지설에 대해 "박심 마케팅의 사례이자 해당(害黨)행위"라고 비판한 바 있다. 또 친이계 좌장으로 통하는 이재오 의원은 최근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김 전 총리와 정 의원이 맞붙게 되면 친이, 친박 대결구도로 몰고 가 당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계파 갈등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의원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권택기 전 의원은 "김황식 전 총리를 왜 데려오려고 하는지, 친박(주류)에서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면서""김황식이 MB(이명박) 사람이고 정몽준 같은 훌륭한 자원이 있지만 경쟁력 있는 후보를 다같이 함께 만들어보려고 한다'고 주류가 선언하면, 계파 갈등을 불식시킬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도부는 '박심 논란'과 계파갈등설 차단에 나섰다. 홍문종 사무총장은 이날 한 라디오인터뷰에서 "지금으로 봐서는 두 분(정몽준, 김황식) 다 나오실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면서도 박심 논란에 대해서는 "그런 일은 없다"고 일축했다. 친이계로 분류되는 조해진 의원도 "김황식-정몽준-이혜훈의 '3자구도'인 이번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정 의원처럼 비중 있는 의원이 승리도 보장되지 않는 상태에서 출마한다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을 도와 성공적인 국정 운영에 힘쓰겠다는 의미"라며 "이는 결국 계파 갈등이 아니라 오히려 계파 구도가 소멸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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